※뷔민웹진 플윗빔 (playwithvmin.com)에 참여한 글입니다. 길어서 2편으로 나눴습니다. 지민이 공중에서 한 바퀴 돌아 기와지붕 위의 용마루에 사뿐히 내려선다. 얄쌍한 눈이 매지구름 속을 속없이 노니는 옅은 달을 쳐다보다가, 이내 일렁이는 횃불을 들고 삼삼오오 보초를 서는 사람들을 향한다. 도톰한 입술을 비집고 실소가 터져 나왔다. 내 소식이 어...
※슈짐웹진 폐간호 (http://mellowpop.ivyro.net/)에 참여했던 글입니다. 다른 분들의 좋은 글과 그림도 많으니 웹진에도 방문해 주세요 :) Agnes Obel-Aventine (연속재생으로 들어주세요) 검은 하늘을 이불처럼 덮고 누운 해가 기어이 그 하늘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자 숨어있던 달이 기다렸다는 듯 슬며시 나오기 시작했다. 완전한...
A -갓세븐 "왜. 국밥 안 좋아해?" 태형의 물음에 헛숟가락질만 하던 지민이 뭐라 말하려다 그냥 고개만 젓는다. 생각보다 표정 변화가 다양하지 않아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하기가 힘들었다. 궁금증도 전혀 해소되지 않은 상태였다. 왜 임신이라는 있을 수도 없는 거짓말을 했는지. 장난을 걸고 싶었던 거라면 적어도 상대가 속아 넘어가 줄 정도의 현실감은 있어...
I'm Yours - Jason Mraz 그새 공기가 제법 따뜻해졌다. 얼마 전까지도 한걸음 한걸음마다 따귀를 후려 맞는 듯 칼바람이 매섭더니, 오늘은 살랑살랑 불어대는 것이 괜히 가슴 속이 강아지풀로 간지럽히듯 근질거릴 정도였다. 이런 날 강의실에나 처박혀 앉아 있어야 하다니. 날씨는 둘째 치고 20대의 설렘이랄까 혹은 젊은 날의 패기랄까. 어쨌든 당장이...
꿈에 - 자우림 형의 오토바이 시동 소리가 가까워졌다가 이내 꺼진다. 매일 밤 저 소리를 들어야만 겨우 잠들 수 있던 시절이 있었다. 처음 형이 오토바이를 사왔던 날은 이렇게 위험한 걸 타고 다닐 거면 내 관부터 짜놓으라며 말도 안 되는 억지도 썼었다. 나에게 있어 오토바이는 언젠가는 형을 집어삼킬 괴물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형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는 걸...
따뜻해줘 - 롱디1. 한창 몸이 달아 있을 때 윤기가 벗어놓은 옷에 젖은 손을 아무렇게나 슥슥 닦더니 벽에 붙은 스위치를 올렸다. 잠시 지잉 하고 전기가 통하는 소리와 함께 형광등이 두어 번을 깜빡거리더니 이내 불이 밝아진다. 아 왜요. 숨이 깔딱깔딱 넘어가던 지민이 갑자기 환해진 불빛 때문에 몸이 식는 느낌이 들어 볼멘소리를 했다. 켜고 하자. 그러고는 ...
텁텁했던 공기는 기어이 빗방울을 불러들인 듯 했다. 거울 앞에 서서 까만색 타이를 매며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었다. 토옥토옥 하고 꼭 누군가 밖에서 작게 창문을 노크하는 듯한 소리였다. 침대 위에 내놓았던 자켓을 입자 약하게 제습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지갑과 핸드폰을 챙겨 나와 현관에 앉아 신발장 안의 구두를 꺼내 신었다. 올해 생일에 태형이 큰...
세상이 우릴 갈라도 - 휘성 난세는 영웅을 원한다. 깊고 검은 수렁 속으로 빠져든 이 세상을 구원할 누군가를 원한다. 화염이 이글거려 발끝부터 타 들어가는 이 불구덩이로부터 꺼내주기를. 눈 코 입으로 쉴 새 없이 스물스물 기어들어와 기어코 온 몸을 갉아먹고 마는 이 불개미들을 물리쳐주기를. 세상의 모든 것을 굽어 살핀다는 절대자의 부재로 말미암아 이 패악이...
[bgm] 너에게 - 성시경 ※윤기 시점 마지막 번외입니다. 계속 안으로 기어들어가는 듯한 눈을 비비며 푹신한 의자에 몸을 기대자 푸쉬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난다. 어쩌면 몸의 구석구석에서 뭔가가 빠져나가는 소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처럼 바빠서 먹고 자는 기본적인 생활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는 영혼이 빠져나간다 해도 이상할 일이 아니었다. 귀...
[bgm] 너의 의미 - 아이유 비행기에 오른 멤버들의 표정이 들떠있었다. 남준 형은 이어폰을 낀 채 연신 흥얼거리고 정국이와 태형이는 신나서 장난을 치기도 하고, 석진 형과 호석이 형도 트위터에 올릴 인증 샷을 찍는 얼굴이 밝았다. 심지어 웬만해선 매사에 무덤덤한 윤기 형까지도 제법 텐션이 올라와 있는 듯했다. 계속되는 빡빡한 스케줄에 지쳐있던 멤버들이 ...
knock knock joke 의 번외입니다. 언젠가 너로 인해 - 가을방학(모바일에서 글과 함께 재생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숙소에 돌아왔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울어서 퉁퉁 부은 얼굴을 하고 들어오다가 잠시 물을 마시러 나온 호석이 형과 마주쳤고, 왜 우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할 지 몰라 난처해하는데 형은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 그냥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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